경험 vs 자본…한·일, 베트남서 '30조 수주전쟁'

입력 2016-01-14 17:33  

지하철 5조·BRT 4조·신공항 19조·고속도로 3조

2년전 교통시스템 구축 땐 고속철 내세웠던 일본 '유리'
최근 교통 개선 중심축 지하철·신공항 등으로 이동
IT 강점 한국기업에 '관심'



[ 임원기 기자 ] 신공항 지하철 철도 등 30조원이 넘는 베트남 주요 도시 교통인프라 구축 사업을 놓고 한국과 일본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일본은 자금력과 축적된 노하우를 앞세워 시장 선점을 노린다. 한국 기업들은 비슷한 조건에서 베트남과 같은 경험을 해봤다는 것과 정보기술(IT) 분야 강점 등을 내세워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지속 성장 위한 교통체계 개선

베트남 정부와 주요 지방 도시들이 교통인프라 구축 사업에 공을 들이는 것은 교통 인프라 부족과 교통시스템 미흡이 경제 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2014년 기준으로 호찌민의 교통 수단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오토바이로 81.4%에 달했다. 10년 전인 2004년 81.8%와 크게 다르지 않은 수치다. 버스 등 대중교통 이용 비중은 이 기간 중 6.9%에서 8.4%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한국 국무총리실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와 한국교통연구원은 14일 호찌민 롯데레전드호텔에서 국제 콘퍼런스를 열었다. 베트남의 도시 교통시스템 구축에 관한 한·베트남 협력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서다. 이날 콘퍼런스에 참석한 트란닥수 베트남 교통통신대 총장은 “2004년 오토바이가 교통 수단의 80%를 차지할 때 많은 사람들은 이 비중이 점차 줄어들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며 “낙후된 도로 여건 개선과 첨단 대중교통 체계 구축, 철도 현대화 작업이 빠르게 진행되지 않으면 교통문제가 경제발전에 심각한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트남의 대표 도시인 하노이와 호찌민 시내에는 세계 주요 도시의 시내버스처럼 도시 곳곳을 다니는 운송시스템이 전무하다. 호찌민은 시내 주요 간선도로의 80%가 왕복 4차선 이하일 정도로 좁다. 오토바이 비중이 줄지 않는 이유다.


◆수십억달러 프로젝트 줄이어

2년 전까지 베트남 정부는 남북을 잇는 고속철도 건설을 중심으로 한 교통시스템 개선에 초점을 맞춰 왔다. 철도 인프라를 늘려 오토바이에 쏠린 운송 비중을 낮추겠다는 의도였다. 때문에 자금력에서 앞서는 일본 업체들이 유리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베트남 정부가 야심 차게 추진했던 310억달러짜리 남북고속철도 프로젝트가 의회 부결로 무산되면서 교통시스템 개선 사업의 중심축이 기존 철도 현대화와 주요 시내 지하철 및 신공항·항만 건설로 옮겨갔다.

박상협 KOTRA 호찌민 무역관장은 “일본 기업들이 베트남 주요 교통인프라 맡?사업 대부분을 맡는 듯했지만 최근 들어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며 “IT 분야에 장점이 있는 한국 기업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165억달러에 달하는 호찌민 신공항 건설 프로젝트, 호찌민 메트로 5호선 건설 사업(18억달러), 철도마스터플랜(90억달러) 등 굵직한 사업들이 타당성 조사 및 1차 사업 추진화 단계에서 사업자를 찾고 있다. 호찌민과 하노이 등 주요 도시에 간선버스체계(BRT)나 대중교통시스템(MRT)을 구축하는 사업도 추진 중이다. BRT 등을 구축하는 데는 도로 확장 못지않게 교통제어시스템 등 소프트웨어 분야도 중시되고 있어 한국 기업들도 해볼 만하다는 분위기다.

이창운 한국교통연구원장은 “도로나 철도만 늘려서는 안 되고 효율적인 교통 운영 및 제어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베트남 정부도 잘 알고 있다”며 “한국 기업들이 이런 분야에 강점이 있다는 걸 알리는 등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호찌민=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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